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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선물

신간 도서-책은 선물
  • 출판사

    만일

  • 저자

    로버트 맥팔레인

  • 번역가

    강경아

책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책은 ‘사회적 삶’을 살아간다.

책 선물이 관계와 기억이 되고, 또 다른 선물로 순환하는 여정을 담은 짧고 아름다운 산문

선물받은 책 한 권이 여는 이야기. 로버트 맥팔레인은 베이징에서 만난 동료 교수 돈에게 패트릭 리 퍼머《선물 같은 시간》(A Time of Gifts)을 선물받는다. 책을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책은 ‘사회적 삶’을 살아가며 저자의 삶과 문학에 선물 같은 순간을 남긴다. 맥팔레인은 《선물 같은 시간》과 루이스 하이드의 《선물》을 경유해, 자본의 논리 바깥에서 순환하는 선물의 본질이 책을 주고받는 행위에 깃들어 있음을 전한다.

<출판사 서평>

흘러가고 이어지는, (책) 선물이 일으키는 순환

《선물 같은 시간》은 1933년, 열여덟의 나이로 홀랜드에서 콘스탄티노플까지 도보 여행을 떠난 리 퍼머가 길 위에서 받은 수많은 환대와 호의를 담은 여행기다.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되기 직전 유럽의 풍광이 담긴 기록이기도 하다. 《선물 같은 시간》은 선물로 건네져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맥팔레인의 삶에 흔적을 남기는데, 맥팔레인의 표현으로 이는 스스로 살아가는 책의 '사회적 삶'이다.

루이스 하이드에 따르면 선물은 건네지는 순간 새로운 형태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돌려받을 기대 없이 내어주기에 처음 준 사람에게 온전히 갚을 수 없고, 보답할 길이 없으므로 다음 사람, 또 그다음 사람을 향해 흘러간다. 상품과 달리 선물은 자본의 논리 바깥에서 작동하며 주고받음으로써 움직인다. 처음 선물을 준 돈에게 갚을 수 없는 호의는 맥팔레인의 손에 들려 움직이며 여러 형태로 다른 이들에게 흘러간다.

여행작가 리 퍼머가 걸으며 세계를 이해했다면 , 자연문학가이자 탐험가 맥팔레인은 걸으며 인류세 지구를 관찰한다. 히말라야에 오르고(《마음의 산》), 선사시대의 순례길과 해로를 걷고(《오래된 길》)를 걷고, 그린란드 빙하와 핀란드 지하 핵폐기물 처리 시설까지 내려가기도 한다.(《언더랜드》). 이는 지구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 자연, 장소, 풍광으로 우리가 선물로 받았으나 선물인 줄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들이다.

하이드는 예술가의 재능(gift) 역시 선물로, 스스로 구입하거나 노력한다고 얻을 수 없고,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니니 비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선물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작품이라는 선물로 세상에 내보낸다면 선물 받는 이를 조용히 변화시키고 또 다른 선물로 이어질 것이다. 1933년에 시작한 리 퍼머의 여행은 긴 유예를 거쳐 1977년에 《선물 같은 시간》으로 출간되었고 맥팔레인은 2016년에 《책은 선물(The Gifts of Reading)》을 썼다. 이 에세이에 영감을 받은 편집자 제니 오차드는 여러 작가들의 책 선물 에세이를 모아 2020년, 동명의 앤솔로지를 발간했다. 2025년, 후속작 《다음 세대를 위한 읽기의 선물》(The Gifts of Reading for the Next)〉이 나왔다.

모든 책은 사라지고 있는 시간의 기록이며, 읽고 쓰는 모든 이에게 일종의 ‘선물’이다. 모든 것이 다른 것으로 이어지는 이 연결의 고리 안에 있는 이는 대체로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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