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
에밀리 오브리, 프랭크 테타르
이수진
전 세계 무역의 90퍼센트가 해상을 통해 이루어지고
인터넷 데이터의 98퍼센트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오가는 오늘날,
육지에 머무르기만 해서는 21세기 쟁점들을 이해할 수 없다.
21세기 〈힘의 대결〉은 지금 바다에서 진행 중이다.
따라서 지금의 세계를, 다가올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육지〉를 떠나 〈광활한 바다〉에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홍해, 남중국해, 흑해, 인도양, 발트해, 말라카 해협 등
5대양 113개 바다 중에서 21세기 〈최고의 지정학적 격전지〉로 떠오르는
전 세계 21곳의 해협과 바닷길을
20여 컷의 생생한 사진과 110여 개의 화려한 지도로 읽는다
▣ 지금 세계는 땅 위에서뿐만 아니라 바다 위에서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만 10만 부 이상 판매되고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의 후속작인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2〉가 출간되었다. 프랑스에서 9년째 매주 토요일 저녁 아르테(Arte) TV에서 방영되는 지정학 프로그램인 「Le Dessous des Cartes(지도의 이면)」의 진행과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전작에서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 등 5대륙 28개국의 지정학적 현황을 120개의 생생하고 스펙터클한 지도와 함께 설명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남중국해, 흑해, 대만해협, 홍해, 발트해 등 경쟁과 대립, 갈등의 공간으로 〈사실상 전쟁터〉가 되어버린, 즉 21세기 〈최고의 지정학적 격전지〉로 떠오른 전 세계 21곳의 해협과 바닷길을 다룬다. 이들 하나하나는 21세기 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바다는 과거에도 그래왔고, 현재도 그러하며, 미래에도 〈지정학적 힘의 핵심 요소〉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해안이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계 교역량의 90퍼센트가 바다를 통해 운송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 해상 항로들의 출입을 좌우하는 〈해상 요충지〉들은 세계적인 〈핵심 전략 지역〉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요 해상 요충지 21곳을 살펴본다.
언제 봉쇄될지 모르는 가장 작지만 가장 파급력이 큰 호르무즈 해협 / 출입구가 호르무즈 해협 하나뿐인 페르시아만 / 예멘 후티 반군에게 인질로 잡힌 홍해 / 러시아가 애지중지하는 흑해 /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포함한 해상 정복의 첫 단추로 여기는 아조프해 /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심각한 병목 구간인 말라카 해협 / 바다를 코앞에 두고도 바다로 나가지 않은 인도의 앞바다 인도양 /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중국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고 싶어 하는 남중국해 / 중국과 미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힘겨루기하는 대만해협 / 경제적 가치보다 군사적 가치가 큰 카스피해 / 미국의 개입에 시달리는 카리브해 / 정보의 감시와 감청이 행해지는 지브롤터 해협 / 누군가에게는 죽음의 문턱인 영불해협 / 전쟁의 불꽃이 언제든 옮겨붙을 수 있는 발트해 / 쇠퇴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위기와 갈등의 바다 지중해 / 현재 기세가 최고조에 달한 태평양 / 기세가 한풀 꺾인 대서양 / 아직은 열리지 않은 기회의 문인 북극해 등.
▣ 왜 바다는 이토록 중요한 〈지정학적 장소〉가 되었는가
바다의 존재는 곧 〈국가의 힘〉과 같다. 과거나 현재나 세계의 강대국들은 모두 해상 강국들이다. 바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국가에 〈부〉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즉 바다가 전 세계 국가와 교류와 교역을 가능케 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선박 한 척으로 운송되는 물량이 100년 전보다 100배 더 늘어났으며 그 결과 해상 운송이 전 세계 교역량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주요 운송 수단이 되었다. 1950년대에 5억 5천만 톤이었던 해상 화물 운송량은 2021년에는 약 110억 톤으로 증가했는데 그중 벌크 화물(주로 광물, 석탄, 곡물)이 40퍼센트, 탄화수소(석유와 가스)가 32퍼센트, 일반 상품이 27퍼센트를 차지했다. 그렇게 2023년 기준 100만 척이 넘는 선박들이 〈바다의 고속도로〉를 누볐다.
▣ 바다의 〈영토화〉, 바다는 〈무력 충돌의 장〉이자 사실상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바다는 이제 더 이상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국가별로 권리가 나누어진 〈법적 구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처럼 〈바다가 영토화〉되는 흐름은 21세기 들어 특정 국가들이 바다의 일부를 사실상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려는 새로운 제국주의적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바다는 다시금 세계적인 〈무력 충돌의 장〉이 되었다. 또한 오늘날 선박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은 세계 경제에 필수다. 따라서 바다와 대양의 〈군사화〉는 무엇보다 무역 행위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 해협을 통제하는 국가들은 〈커다란 힘〉을 손에 쥐게 되었다
세계화로 인해 전 세계 무역량의 90퍼센트, 전 세계 데이터의 98퍼센트가 경유하는 해상 공간은 전략적으로 그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 화물 운송량과 교역의 증가는 실제로 해상 무역에 꼭 필요한 통로인 〈운하와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한층 더 높였다. 그 결과 〈바다의 빗장〉(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는 운하와 해협을 통제하는 국가들은 커다란 힘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이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면 전 세계 해상 운송은 엄청난 혼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 해협의 봉쇄로 〈제3차 중동전쟁〉 발발, 침략의 대가로 〈8년간 봉쇄한〉 수에즈 운하
특히 저자는 20세기에 해협과 운하의 봉쇄 때문에 일어난 전쟁들도 함께 다루고 있다. 1956년 7월, 당시 이집트 대통령은 수에즈 운하의 국유화를 선언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에 반발하며 이집트를 폭격하는 등 군사적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 수에즈 운하는 5개월간 봉쇄되었다. 1967년에는 자신들이 홍해와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티란 해협의 봉쇄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은 제3차 중동전쟁을 일으키며 이집트를 선제 공격했다. 그러자 이집트는 8년간 수에즈 운하를 봉쇄해 버렸다. 이는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해협과 운하는 전쟁까지도 불사할 만큼 각국에 중요한 곳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셈이다.
▣ 해군 예산을 8배나 늘려 〈세계 1위의 해양 강국〉을 꿈꾸는 시진핑과 중국의 야망
바다와 대양의 전략적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2013년 시진핑 취임 이후 중국은 〈해양 지배력 강화〉를 자국의 경제 발전과 세계 주요 강대국과의 경쟁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이는 15세기 정화 제독의 대원정을 제외하면 대체로 대륙 지향적이었던 이전 중국 역사와의 분명한 단절을 의미한다. 시진핑 체제하에서 드러나는 중국의 끝없는 야망이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펼쳐지는 곳도 역시 바다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해군 예산을 무려 8배나 증가시키는 등 해군의 전력 증강을 눈부신 속도로 진행시키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해양 패권을 차지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 지금 세계의 〈패권 경쟁〉은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다는 세계의 패권을 두고 중국과 미국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갈등의 공간〉이기도 하다. 미국은 중국이 우위를 점하려는 곳이 바로 해양 지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벌이는 힘겨루기는 현실이 되었고 그 경쟁의 주요 무대는 바로 바다다. 중국 해군과 해양력의 눈부신 성장은 일부 서방 군사 전략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은 〈서구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바다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중국을 계속 견제할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 해협과 바닷길을 장악하기 위한 각국의 탐욕과 전략
특히 이 책에서는 강대국들은 물론 바다와 해협을 끼고 있는 나라들이 그 해양 지역을 장악하고 통제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또한 그들에게 그곳이 어떤 의미와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다루고 있다.
- 전 세계 바다를 〈통제〉하려는 미국
-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바다를 자신들의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중국
-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것은 결국 〈바닷길을 장악〉하기 위해서인 러시아
- 홍해를 자신들의 〈호수〉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 유럽 대륙보다 바다를 선택하겠다는 영국
- 수에즈 운하 통행료로 〈연간 14조 원〉, 즉 정부 예산의 10퍼센트를 벌어들이는 이집트
- 자국 코앞에 드넓은 인도양이 있는데도 오랫동안 그 가치를 알지 못했던 인도
- 해협의 봉쇄를 계기로 〈제3차 중동전쟁〉을 일으킨 이스라엘
- 천연자원 하나 없는데도 말라카 해협을 기반으로 성장한 싱가포르
- 호르무즈 해협이 자신들의 무기임을 잘 알고 있는 이란
- 〈흑해 출입〉을 사실상 통제할 권한이 있는 튀르키예
- 홍해 연안에 위치해 있어 여러 나라들의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지부티
- 전체 82킬로미터 중 13킬로미터를 산을 깎아 운하로 만든 파나마
- 2026년 현재 미국과 이란 전쟁에 참전을 선포하며 홍해의 안전을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
<저자/역자소개>
저자 : 에밀리 오브리
저널리스트이자 프랑스 텔레비전과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했으며, 2017년부터 프랑스 4대 방송국 중 하나인 아르테(Arte) TV의 지정학 관련 프로그램인 「Le Dessous des Cartes」의 총괄 책임과 진행을 맡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각국의 이슈와 국제 정세를 지정학적 시각으로 분석하여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 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일한 제목의 유튜브 구독자는 108만 명에 달할 정도다.
특히 2024년에 출간된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는 프랑스와 한국 등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후속작인 이번 책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남중국해, 흑해 등 경쟁과 대립, 갈등의 공간으로 ‘사실상의 전쟁터’가 되어버린 전 세계 21곳의 해협과 바다를 다룬다.
저자 : 프랭크 테타르
국제관계학을 전공했으며 지정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년 동안 「Le Dessous des Cartes」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해 왔으며 현재 파리1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역자 : 이수진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불번역과를졸업했다. 주한프랑스대사관, 주한프랑스문화원 등의 공공기관과 교육, 영상,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번역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만화로 보는 결정적 세계사』, 『우편엽서』, 『벨기에 에세이』,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 21곳의 해협과 바닷길-
▣ 기세가 한풀 꺾인 대서양 vs. 기세가 최고조에 달한 태평양
1492년 아메리카 대륙 발견과 19세기 증기선 발명으로 대서양은 오랜 세월 세계 교역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면서 20세기에는 해상 교역이 지중해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지난 20년 사이에는 그마저도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미국과 중국 사이, 즉 태평양으로 이동하면서 대서양은 세계 지정학적 무대에서도 그 지위를 잃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세계 교역의 주요 통행로 중 하나가 된 태평양은 오늘날 매년 약 50억 톤의 화물이 오가는 등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해상 운송이 이루어지는 곳 중 하나가 되었다.
▣ 발트해: 러시아에 대한 공포, 〈하이브리드 전쟁〉의 무대가 되어가는 바다
발트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불꽃이 언제든 옮겨붙을 수 있는 화약고 같은 바다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러시아 항구가 위치해 있고 수년간 유럽 국가들을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하게 만든 가스 파이프라인이 그곳 해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해 해상 시추 시설, 해상 풍력 발전기, 해저 케이블도 러시아의 잠재적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와 1,300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핀란드, 러시아 미사일 사정거리에 위치한 스웨덴은 러시아에 대한 공포가 점점 극에 달하고 있다.
▣ 지브롤터 해협: 서방 국가들이 군사 활동과 통신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곳
아프리카 대륙과 마주보고 있는 지브롤터 해협은 오늘날 영국, 미국, 스페인이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사 활동과 해상 이동 및 통신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해역이다. 지브롤터 해협은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유일한 통로로 수많은 국가를 연결하는 광케이블들이 이 좁은 해저에 빽빽하게 깔려 있기 때문에 이곳을 장악하면 유럽, 아프리카, 중동으로 오가는 방대한 데이터를 염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지중해: 복합적인 〈갈등〉이 곳곳에서 중첩되고 있는 바다
다른 바다와는 거의 단절된 채 육지로 둘러싸인 지중해는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중해 남북으로 양쪽 연안 국가들 사이에 과거 식민 지배 시대의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고, 남쪽 연안의 북아프리카는 물론 리비아, 시리아, 이스라엘-하마스 등 동쪽 연안의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지중해 전 지역에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서사하라를 둘러싼 알제리와 모로코 간의 분쟁, 사이프러스 분단 문제, 동지중해에서 발견된 탄화수소로 인한 갈등, 이주민 문제를 포함한 국경을 넘는 불법적인 범죄 활동들이 이 지역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 카스피해: 바다도 호수도 아닌 그 중간의 것?
카스피해를 호수로 볼 것인지 바다로 볼 것인지는 이 지역 연안 국가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이 판단에 따라 각 국가들이 카스피해의 에너지 자원 등을 나누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호수로 본다면 각 국가가 5분의 1씩 똑같이 나누어 가지면 된다. 또 국제법상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연안국들만의 공간이 되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외국 함대는 아예 카스피해에 진입할 수 없다. 하지만 바다로 본다면 자원을 특정 국가가 독점할 수 있고 외국 군함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있다.
▣ 아조프해: 세계에서 가장 얕은 바다지만 〈러시아의 해상 정복〉을 위한 첫 단추
벨기에 면적과 비슷한 아조프해는 수심이 14미터밖에 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얕은 바다지만 러시아에게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나라 사이에 위치해 있어 크림 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를 연결해 주는 지정학적 다리 역할을 하고, 흑해로 연결되는 중요한 길목으로 군사적 및 교역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시작한 전쟁은 크림 반도와 아조프해 그리고 흑해로 이어지는 주변 바다를 장악하려는 해상 정복 작전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 흑해: 변두리 바다지만 러시아가 〈애지중지하는〉 곳
유럽 중심적인 시각에서 보면 흑해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변두리 바다〉다. 하지만 “러시아에게는 남방과 동양으로 향하는 무역의 관문이자, 러시아가 지중해를 거쳐 대서양과 인도양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해주는 전략적 교두보”다. 따라서 러시아에게 흑해는 더 넓은 바다로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해양 출구〉로, 그들이 애지중지하는 곳이다. 흑해를 장악해 더 따듯한 바다,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해역을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주도하는 전쟁터로 바꾸어 놓았다. 흑해에서 러시아의 군사력이 강화되면서 NATO는 쉽게 러시아를 건드릴 수 없게 되었다.
▣ 홍해: 예멘의 〈후티 반군〉이 위협을 가하는 바다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기 전까지 홍해는 지리적으로 보면 〈막다른 바다〉에 가까웠다. 하지만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면서 세계 해상 교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지가 되었다. ‘세계 3대 해상 고속도로’ 중 하나인 홍해는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교역량의 70퍼센트가 경유한다. 하지만 2023년 10월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일어나자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을 공격하면서 홍해의 운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2026년 현재 미국과 이란 전쟁에 후티 반군이 참전을 선포하면서 홍해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 이란혁명 이후 주변 지역까지 〈군사화〉가 가속화된 곳
호르무즈 해협은 이 지역 모든 산유국이 해상으로 석유를 수출할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목이다. 즉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유일한 출입구다. 하지만 수심이 얕고 폭 또한 고작 45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이 해협은 언제 봉쇄될지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 1979년 이란혁명과 호메이니의 이슬람 정권 수립이 이 같은 상황을 일으킨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이때부터 석유 수송 안전 문제와 페르시아만의 지정학적 불안은 중동에 두 가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첫 번째는 1970년대 이후부터 이 지역의 군사화가 가속화되었다는 점이다. 석유와 가스의 통제권을 둘러싼 경쟁, 이란과 이웃 아랍 국가들 사이의 갈등이 이러한 흐름을 부채질했다. 두 번째는 이 지역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 병력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게 된 것이다.
▣ 말라카 해협: 중국이 소비하는 석유의 〈80퍼센트〉가 경유하는 병목 구간
말라카 해협은 인도양과 남중국해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협으로 이곳을 통해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해협은 유럽과 중동을 출발한 교역 선박이 아시아로 향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점이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 교역량의 3분의 1이, 하루 1,6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는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원유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이 소비하는 석유의 80퍼센트가 말라카 해협을 경유하는데 실제로 해협에 가까워질수록 해상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이 해협을 경유하는 항로 자체가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 인도양: 〈새로운 세계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곳
인도양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 교역로가 지나가는 곳으로 전문가들은 이곳을 〈새로운 세계의 중심〉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도양을 코앞에 두고 있는 인도는 오랫동안 〈대륙 지향적 성향〉을 보여왔다. “인도는 유럽 식민주의와 대항해 시대가 열어젖힌 중대한 역사적 변혁 속에서 바다가 지녔던 영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인도양의 가치를 알아채지 못한 채 바다로 진출하지 않고 이웃 나라들과의 육상 국경 분쟁에 집중해 왔다.
▣ 남중국해: 〈중국의 호수〉로 만들고 싶어 하는 곳
세계 최고의 해양 강국을 꿈꾸는 중국은 중국해를 장악하여 봉쇄한 후 그곳을 사실상 〈중국의 호수〉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자신들의 상업적, 군사적 이해관계의 중심에 있는 전략적 해역을 자국의 영토로 편입시키고자 한다. 특히 남중국해는 국제법보다는 무력이 앞서는 곳으로, 중국은 분쟁 해역에 먼저 시설을 설치해 사실상의 점유 상태로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 대한 영유권과 배타적 경제수역을 주장하는 기정사실화 전략을 쓰고 있다.
▣ 카리브해: 〈미국의 뒷마당〉이었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곳
카리브해 지역은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미국의 정치적 영향권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이 지역의 미국에 대한 의존은 무엇보다 경제적인 성격이 강하다. 카리브해 지역은 지금 극심한 지정학적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은 오랫동안 자신들의 뒷마당처럼 여겨왔던 이 지역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북극해: 〈새로운 항로〉에 대한 기대감이 부푼 곳
오늘날 북극은 에너지 자원과 광물 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고 있고 성능 좋은 쇄빙선이 개발되면서 앞으로 새로운 해상 항로가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는 오래전부터 북극을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지역으로 간주하면서 이 지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 바다와 해협은 하나의 〈자원〉이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며 각 국가에게 바다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켰다. 그만큼 바다와 해협은 하나의 자원이다.
“명심하세요.
광활한 대양과 당신들(유럽대륙을 상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면
우리는 언제나 대양을 택할 겁니다.”
- 윈스턴 처칠이 프랑스의 드골 장군에게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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