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눌와
로라 트레더웨이
박희원
“우리는 모르는 곳을 사랑할 수 없다”
인류가 달보다 더 모르는 지구의 71%,
그 미지의 영역을 밝히려는 전 지구적 프로젝트
달과 화성의 표면은 이미 100% 지도로 구현되었지만, 정작 지구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도가 없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완성된 해저 지도는 겨우 27%(2025년 기준). 지구본 위 매끈한 파란색 이면에는 거대한 산맥과 깊은 협곡이 숨어 있다.
신간 《지구의 완전한 지도》는 이 미지의 빈칸을 채워나가는 탐험가와 과학자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오대양의 가장 깊은 곳을 모두 탐사한 ‘파이브딥스(Five Deeps)’ 원정대, 해저 지도 제작의 선구자 마리 타프, 무인 드론과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한 최신 기술, 그리고 2030년까지 해저 지도를 완성하려는 전 지구적 프로젝트 ‘시베드(Seabed)2030’까지, 지구의 완전한 지도를 향한 도전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뿐만 아니라 심해 채굴과 환경 보존이 충돌하는 ‘심해의 정치학’, 인류의 역사가 잠긴 수중 고고학의 세계까지 폭넓게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해저 지도가 바다를 알아가는 첫걸음이자, 기후 위기와 자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인류의 필수 과제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파이브딥스 프로젝트,
심해 탐사의 최전선
에베레스트산 높이(8,848미터)보다 더 깊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1만 924미터)를 비롯하여 대서양의 푸에르토리코 해구, 인도양의 자바 해구, 남극해의 사우스샌드위치 해구, 북극해의 몰로이 해연까지. 오대양의 가장 깊은 지점 다섯 곳을 모두 잠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 억만장자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의 ‘파이브딥스’ 원정대의 활동이 펼쳐진다.
지도 제작자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해저 지형을 ‘듣는’ 소나(SONAR) 기술로 해저를 반복 측량하며, 미지의 지형을 한 조각씩 시각화해 지도를 만들고 가장 깊은 지점을 찾아낸다. 복잡다단하고 지난한 준비 끝에, 초속 0.7미터로 천천히 우리 행성의 가장 깊은 심연을 내려가는 과정은 과학적 경이와 인간적 긴장감을 동시에 전한다.
마리 타프,
바다 밑 세계를 그린 선구자
오늘날 해저 지도의 근간에는 1950년대 여성이라는 제약을 딛고 대서양중앙해령의 존재를 밝혀낸 마리 타프가 있다. 그녀는 수천 장의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연결해 해저 산맥과 해구를 지도화하며 대륙 이동설을 뒷받침했다. 마리 타프의 지도는 단순한 지형도가 아니라 20세기 과학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결정적 증거였다. 그녀의 작업은 바다 밑바닥이 매끈한 평면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중에게 처음으로 알렸으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시각화하는 지도의 힘을 증명했다.
아직도 미완성인 해저 지도,
2030년의 도전
국제기구 GEBCO와 일본재단은 2030년까지 해저 지도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시베드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놀랍게도 인류가 화성에 로봇을 보내는 21세기에, 아직도 전 세계 해저 지도는 완성되지 않았다! 우리가 구글 어스 등에서 보는 해저 지도는 ‘완성된 지도’라기보다 ‘예측된 지도’에 가깝다. 위성에서 중력을 이용해 관측한 저해상도의 흐릿한 데이터로, 거대 지형만 표현될 뿐이다. 정밀한 해저 지도는 탐사선이 소나를 이용해 음파로 측정하여 조각조각 이어 붙여야 가능하다. 달 전체 표면적보다 8배 이상 넓은 바다, 평균 4킬로미터 깊이의 염수, 극한의 수압과 완전한 어둠 속에서 진행되는 시베드2030의 거대한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해양 드론과 집단지성이 여는
지도 제작의 미래
바다라는 광대한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한 혁신으로 민간 선박을 활용하는 크라우드소싱 방식과 무인 해양 드론이 있다. 특히 북극의 이누이트 공동체가 직접 제작하는 현지 지도는 ‘착취를 예고하는’ 지도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저자는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탐사뿐 아니라 ‘현지인을 위한 지도’가 왜 필요한지를 북극해의 작은 마을을 찾아가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한계를 넘어 24시간 해저를 훑는 무인 해양 드론과 로봇 혁명이 어떻게 지도 제작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지 생생하게 전한다.
심해 채굴의 딜레마와
바닷속 인류사
최근 중국이 자원을 무기화하는 가운데, 일본이 인근 해저에서 희토류 채굴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해저 지도가 단순한 과학적 성과를 넘어 경제적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저 지도는 전기차·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희귀 광물의 ‘보물 지도’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심해 생태계를 위협하는 ‘파괴의 지도’가 될 수도 있다. 바다는 대항해시대 탐험과 착취를 부추기던 지도상 ‘공백’이 아니라, 생물 다양성의 보금자리이자 탄소를 흡수하고 지구온난화의 열기를 격리하여 기후변화의 폭주를 막는 보루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도는 영유권 분쟁의 근거가 되기도 하는데, 저자는 해저 지형의 명칭을 정하는 국제회의(SCUFN)에서 벌어지는 지정학적 갈등을 참관하며, 해저 지도가 정교해질수록 발생하는 실질적인 분쟁과 지도의 힘을 짚어본다.
더 나아가 해수면 상승으로 잠긴 플로리다의 페이지-래드슨 함몰지 등 해양 고고학의 사례를 소개하고, 바다가 인류 역사의 거대한 타임캡슐임을 멕시코만의 수중 유적 탐사 현장에서 생생하게 일깨워준다.
우주보다 먼 바다,
지구에 대한 고찰
인류는 1960년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 잠수 이후 수십 년간 바다를 외면해 왔다. 우주 탐사에는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지만, 발밑의 심해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시베드2030’ 프로젝트가 꿈꾸는 ‘2030년 해저 지도 100% 완성’이라는 목표가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지구의 완전한 지도를 향한 여정은 단순히 바다 밑바닥을 그리는 작업이 아니라, 기후 위기와 생존이라는 과제 앞에서 인류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결정짓는 기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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