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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신간 도서-데미안
  • 출판사

    소담출판사

  • 저자

    헤르만 헤세

  • 번역가

    소담출판사

당신은 알을 깨고 자유롭게 날 준비가 되었는가?

진정한 자아를 실현하려는 싱클레어의 성찰과 성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하고 소심한 소년 싱클레어는 나쁜 동네 형-프란츠 크로머에게 약점을 잡혀 괴롭힘을 당한다. 부모님과 누이들이 있는 안전하고 질서 정연한 ‘밝은 세계’와 하녀들의 이야기, 도살장, 감옥, 술주정뱅이들이 소란을 피우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어두운 세계’로 명확히 분리되는 이분법적 세계관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아이들과 완전히 다르고 소문이 끊이지 않는 전학생, 막스 데미안이 크로머를 물리치고 싱클레어를 구원하면서 기존의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그것은 더 이상 사회가 규정한 것, 다른 사람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가르침이었다.

데미안과 헤어지고 기숙 학교로 진학한 싱클레어는 외로움에 방황하며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퇴학 경고도 받고 가족과도 갈등을 겪던 중, 우연히 어떤 소녀를 보고 사랑에 빠진 싱클레어는 그 소녀에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이고 숭배하며 다시 경건한 삶을 회복한다. 또, 교회 오르간 연주자인 피스토리우스에게 ‘아브락사스’(Abraxas)라는 신과 철학에 대해 배운다. 아브락사스는 선과 악, 신성과 악마성을 모두 포함하는 존재로, 선과 악을 나누지 않고 통합하는 존재다. 과거 철학과 종교에 관해 가르침을 주었지만, 과거의 것들에 연연하는 피스토리우스와 결별한 싱클레어는 다시 고독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진학한 대학교에서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다시 만나고, 그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된다. 에바 부인은 싱클레어가 그려 왔던 이상적 여성상의 총체였다. 어머니이면서 연인이고, 성스러우면서 관능적인, 신성하면서도 악마적인 여성은 싱클레어가 갈망하던 그의 반쪽이었다. 싱클레어는 에바 부인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배우며, 기존의 세계가 곧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큰 고통과 함께 올 것을 예감한다.

이윽고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고 싱클레어와 데미안은 참전한다. 전쟁터에서 싱클레어는 다른 사람들도 각자 인생을 바쳐 이상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한 이상이 아닌 공동의, 물려받은 이상을 추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상당해 야전 병원으로 실려 간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재회한다. 데미안은 “네 안의 소리를 잘 들어.”라며 마지막 입맞춤을 남기고 사라진다. 싱클레어는 이제 자신의 내면 속에 데미안이 통합되었음을 안다.

『데미안』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가 1917년에 집필해 1919년에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출간한 자전적 성장 소설이다. 제1차 세계 대전 직전을 배경으로, 선악 이분법적인 기성 가치관에서 벗어나 자기 탐구와 자아실현을 지향하는 한 어린 영혼이 현실과 대결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치밀하게 그리고 있다. 토마스 만이 “감전되는 듯한 충격을 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렸다.”고 말한 바 있는 『데미안』은 오늘날에도 자아실현이라는 과제와 동시에 그것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는 용기를 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든 주어진 진정한 소명은 자신의 자아를 찾는 일,

자기 자신으로 살아 내는 인생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만난 이상의 여성, 에바 부인에게 싱클레어는 이렇게 묻는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맞는 인생길을 찾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가요?” 에바 부인이 답한다. “태어난다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죠.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 분투하는 걸 보세요.”

새는 왜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분투해야 할까? 사람은 왜 자신에게 맞는 인생길을 찾아,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그대로 인생을 살아야 할까? 그것이 그토록 어려운데도. 싱클레어는 너무 괴로운 나머지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거두어야만 하는 게 아닐까” 고민했다. 간신히 도착한 낙원 같은 에바 부인과 데미안의 정원에서의 생활은 전쟁으로 끝나고, 에바 부인은 싱클레어를 떠나며, 데미안은 죽어 사라진다. 데미안의 마지막 말처럼, “네 안의 소리를 잘 들”을 것이 아니라 그가 그토록 배격하던 공동체 정신, 공동의 이상을 물려받는 것이 더 편안하고 안락한 삶에 가깝지 않은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바꿔 말하면, 날개가 없으면 추락할 일도 없다.

나는 내 안에서 우러나는 욕구, 나 스스로 원하는 바로 그런 인생을 살고 싶었다. 왜 이것이 이다지도 어려웠을까? _154쪽

싱클레어의 삶은 외로움이 짙게 깔려 있다. 어린 시절, 프란츠 크로머의 괴롭힘은 성인이 되어서도 끝내 말할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았다. 그런데 이 괴롭힘의 원인이 되는 거짓말을 하게 된 경위가 흥미롭다. 다른 아이들이 “처음부터 쟤는 딴 세상 사람이야 하며 나에게 노골적으로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다. 진학한 기숙 학교에서도 “처음부터 존중도 관심도 받지 못하는 외톨이 신세”다. 기숙사 선배인 알폰스 베크와도, 같은 외톨이 신세인 크나우어와도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 싱클레어는 길가에서 우연히 본 소녀의 그림을 그리며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에게 동질감을 선사해 주는 유일한 존재인 데미안은 그를 구원하기는 하지만, 특유의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에게 과제를 안겨 준다. 알 속에서 안주하지 말고, 깨고 나오려 분투하라고.

자신에게 맞는 인생길을 찾는 것이 어려운 이유,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 그토록 힘든 이유는 오롯이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없는 것은 에바 부인의 말처럼 영원한 안식처는 없기 때문이며, 데미안의 말처럼 “네가 나를 부른다 해도 이제 더는 말이나 기차를 타고 달려올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는 어른으로, 보호받는 사람에서 보호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알맞은 시간 안에 자신의 내면을 바로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인생길을 찾지 못한다면 보호해야 할 사람이 보호하지 못하게 되고, 그러면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외롭고 아픈 일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지연하거나 회피한 결과, 전쟁이 일어난다. 비극이다.

하늘의 별이 그의 내면에서 반짝였다. 그 빛은 그의 영혼이 발하는 빛이었다. 그는 한 여인을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찾아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개 사랑하면서 자기 자신을 잃는다. _244쪽

전쟁의 반대편에는 사랑이 있다. 에바 부인은 사랑은 부탁하는 게 아니며, 끌리는 게 아니라 끌어당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선물로 주어지고 싶지 않아요. 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어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까? 그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으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 아픔을 회피하고자 하는 사랑은 부탁하고 요구하는 사랑, 끌리는 사랑이다. 누군가를 자신의 구원자로 삼아, 그에게 자신의 십자가를 대신 지게 하는 것. 그런 사랑은 자신의 삶을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의탁하는 것이므로 사랑하면서 자신을 잃게 된다. 또, 만물이 유전하기에, 데미안이 항상 찾아올 순 없기에 금방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하지만 자신의 자아를 찾아,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 없이, 자신의 삶을 나눌 수 있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 그것이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 사랑을 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선악 이분법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그릇된 죄악감을 갖지 않고 자신을 직시하고, 그 속의 욕망까지 인정하는 것. 프란츠 크로머의 괴롭힘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 내는 것.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그 위에 나만의 꿈을 찾아 전력으로 좇는 것. 누군가에게 끌리는 것이 아닌, 누군가를 끌어당기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전쟁을 막고 사랑을 키우는 방법이다.

붕대를 다시 감는 일은 아팠다. 이후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아팠다. _270쪽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분투가 필요한 일이다. 에바 부인이 묻는다. “그 길이 그처럼 어려웠나요? 어렵기만 했나요? 아름답기도 하지 않았나요? 더 아름답고, 더 쉬운 길을 알고 있나요?”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새는 알이라는 감옥에 갇혀 죽는 수밖에 없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해야 하는 자아실현은 괴롭고 어렵다. “자기 자신이 되려고 시도하는 모든 인간은 외롭다.” 하지만 알을 깨고 나오려 분투하는 새는 아름답다. 마침내 알을 깨고 세상에 나왔을 때,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혼자 힘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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