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북스
알베르 무케베르
이정은
프랑스 유명 뇌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알베르 무케베르 화제의 대중서!
편향적 사고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그렇게 ‘기울어진 생각’이 어떻게, 왜 생기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 인생에 더욱 유리하다!
우리는 왜 틀렸는데도 맞았다고 우길까? 왜 별것 아닌 일에도 불안을 느끼고, 왜 작은 단서 하나로 성급한 결론을 내릴까? 왜 가짜 뉴스에 속고도 또다시 속아 넘어갈까? 그 주범은 바로 우리의 뇌다. 뇌는 우리가 믿는 것만큼 객관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혼란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판단’과 ‘안정된 해석’을 갈망하며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하는 지름길, 즉 휴리스틱과 편향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이끈다.
프랑스의 뇌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알베르 무케베르는 이러한 뇌의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실수와 착각, 선입견의 정체가 무엇인지 명쾌하게 밝혀낸다. 전 세계 13개국에 번역, 수출된 그의 첫 대중서 《뇌의 사생활》은 인지 편향의 현상을 단순한 심리학적 오류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뇌가 왜 그런 ‘다정한 거짓말’을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그 거짓말이 어떻게 우리의 판단을 왜곡하고 때로는 사람들과 멀어지게 만드는지 뇌과학적으로 해부한다.
뇌는 일관된 세계관을 유지하고, 불안을 줄이며, 빠르게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보를 재구성한다. 이 과정은 생존을 위한 진화적 장치이지만, 동시에 선입견 · 확증 편향 · 대표성 오류 같은 왜곡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뇌의 이 자동적 작동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그 자동적 사고에 휘둘릴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개입하는 능력, 메타인지다. “정말 그럴까?”, “근거는 무엇인가?”, “내가 지금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순간, 뇌가 만들어낸 착각과 불안의 고리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잘못된 결론을 고집하고, 감정 · 욕구 · 기대에 이끌려 판단을 왜곡하며 가짜 정보에 더 쉽게 흔들리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나아가 뇌의 속임수에서 벗어나는 실용적 방법까지 제시한다. 복잡한 세상에서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무케베르는 단순히 ‘뇌의 거짓말을 조심하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뇌를 이해하면 뇌를 나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더 큰 통찰을 건넨다.
뇌과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하는 일이다. 혼란의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생각하는 힘, 더 유연하게 판단하는 힘.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면 불안정한 이 시대를 버티는 데 필요한 사고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아마존 프랑스 뇌과학 베스트셀러 1위! ★
★〈르몽드〉 〈레제코〉 〈프랑스 앵테르〉 프랑스 유수 언론사 극찬!★
★전 세계 13개국 번역 출간!★
“무케베르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돌아보게 하고, 기존의 믿음을 재평가하며 ‘정신적 유연성’을 기르도록 안내한다.”
- Le Monde(르몽드)
“뇌는 합리적인 척하지만, 늘 지름길을 찾는다”
효율성과 오류 사이, 인간 사고의 숨은 기제
인간은 스스로 이성적 존재라고 믿지만, 실제로 우리의 사고는 놀라울 만큼 즉흥적이고 편의적이다. 우리는 매 순간 밀려드는 정보를 모두 분석할 수 없기에 뇌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해 빠르게 판단하는 전략, 즉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이런 ‘어림짐작’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반올림해 전달하거나 하늘의 먹구름을 보고 “비 오겠네”라고 즉시 판단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끊임없이 작동한다.
이는 제한된 주의력, 에너지, 인지 자원을 보완하는 효율적 방식이며 인간이 복잡한 세계에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생존하도록 돕는 ‘진화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효율성은 때때로 정확성을 희생한다. ‘대표성 편향’은 몇 가지 전형적 정보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게 만들고, ‘확증 편향’은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게 하며, ‘일화적 증거 편향’은 드문 사례 하나를 전체의 법칙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특히 가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에는 이러한 편향이 더욱 강력해져 사실보다 감정 · 기호 · 신념이 판단을 좌우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이러한 인간의 사고를 두 가지 시스템으로 설명했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움직이며 오류 위험이 큰 ‘시스템 1’, 그리고 느리지만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 2’. 이 모델은 인간 사고를 이해하는 데 혁신적으로 기여했지만, 이후 학자들은 이 분류가 지나치게 단순화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게르트 기거렌처는 인간의 뇌를 ‘적응형 도구상자’에 비유하며, 우리는 하나의 시스템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단 전략을 유연하게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느린 분석이 유효하지만, 선택지가 너무 많거나 시간이 제한될 때는 단순한 규칙이 오히려 더 정확하고 실용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케팅, 의료,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잡한 알고리즘보다 단순 휴리스틱이 더 효과적이거나 오류를 줄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휴리스틱은 단순한 ‘오류의 근원’이라기보다 인간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능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 핵심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뇌는 욕구·감정·기대가 얽힌 다층적 엔진이다”
다차원적 사고와 인간이 착각하는 ‘통제감’
카너먼의 모델 이후 진행된 연구들은 인간의 사고가 ‘직관 대 이성’이라는 두 갈래의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훨씬 다층적이고 연속적인 스펙트럼에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직관과 분석 사이를 마음대로 오가며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 감정 · 동기 · 기대 · 사회적 관계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복합적 사고 체계를 갖고 있다. 라디오 볼륨처럼 미세한 단계와 다양한 강도가 존재하는 것이지, 전등 스위치처럼 켜짐/꺼짐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다.
게다가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더 나은 결정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식당 메뉴 하나 고르는 데도 지나치게 분석적 사고를 사용할 경우 선택 만족도가 떨어지고, 카지노에서 “지금 운이 좋으니 앞으로도 계속 좋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낙관 편향은 오히려 시스템 2에서 강화된다. 즉, 느린 사고 역시 인간의 욕구 · 감정 · 기대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다.
여기에는 더 근본적인 심리적 힘이 작용한다. 우리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결론에 유리한 방향으로 생각을 끌고 가는 ‘동기화된 추론’에 자주 빠지며, 서로 충돌하는 생각과 행동이 불편함을 만들면 이를 줄이기 위해 인지 부조화 감소 전략을 사용한다. 또한 ‘나는 똑똑하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다’와 같은 자기 이미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보와 해석을 왜곡하는 자기 믿음 방어 기제가 끊임없이 작동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우리가 왜 명확한 증거를 보고도 설득되지 않거나, 왜 실수를 반복하고도 같은 선택을 하는지 설명해준다. 과학은 이처럼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착각과 방어, 편향에 얽혀 있는지 점점 더 정확히 밝혀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통찰은 결국 하나의 근본적 질문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정말로 내 선택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우리도 모르는 심리적 힘들에 의해 이끌리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인간 사고의 취약성과 동시에, 자기 이해의 필수적인 출발점이 된다.
“불안의 90%는 사실이 아니라 상상이다”
정신적으로 더 유연해지기 위한 기술
우리 뇌는 늘 자동으로 생각 · 감정 · 행동을 만들어낸다. 자동적 사고(휴리스틱)는 너무 빠르기 때문에 애초에 떠오르는 걸 막을 수는 없다. 대신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은 ‘생각에 대한 생각’, 즉 메타인지다. ‘정말 그럴까?’,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라는 두 번째 목소리를 키우면 첫 번째 목소리가 가진 ‘절대 진실’의 힘이 서서히 떨어진다. 강박 · 사회불안처럼 고통스러운 감정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불안을 느낄 때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제안한다. 1) 지금 떠오른 생각은 구체적으로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가? 2) 이 생각은 나를 돕기보다는 같은 걱정을 반복하게 만드는 ‘비생산적인 생각’인가? 3) 친구가 똑같은 말을 한다면 나는 그 친구에게 뭐라고 조언할 것인가? 이렇게 메타인지 질문을 습관처럼 던지면 감정의 파도와 나 사이에 숨 쉴 틈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생각을 했지’라고 자책하는 게 아니라, ‘이 생각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태도다. 비로소 우리는 생각을 선별하고 조정하는, 정신적으로 훨씬 더 유연한 사람이 되기 시작한다.
“우리를 속이는 건 선동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습관’이다”
‘생각의 게으름뱅이’가 되지 않으려면
움베르토 에코가 말했듯, 예전에는 이상한 생각이 있어도 들을 사람이 없으면 사라졌지만 지금은 한 번 던진 말이 순식간에 세계를 뒤덮는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가 섞인 12만 8,000개의 정보를 추적했을 때 가짜 정보가 진짜보다 여섯 배 더 빨리 퍼졌다. 단순하고 자극적이며 혐오를 자극하는 메시지일수록 공유 속도는 더 빨라진다. 인도에서 왓츠앱 루머 하나가 폭동과 집단 폭행,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진 사건은 ‘생각의 게으름’이 얼마나 위험한지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문제는 이게 특정 진영의 ‘편파성’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자 고든 페니쿡은 가짜 뉴스 실험에서, 정치적으로 뚜렷한 입장이 없는 사람들조차 ‘그냥 대충 보고 믿어버리는’ 쪽일수록 더 잘 속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들을 “편파적이기보다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반면 ‘팩트체커’들은 의심스러운 정보를 만나면 한 페이지를 위에서 아래로만 읽지 않고, 여러 탭을 열어 출처를 비교하고 다른 사이트와 교차 확인하며 ‘수평적으로’ 웹을 읽는다.
플랫폼과 정부가 신뢰도 지표를 만든다고 해도, 결국 내 타임라인을 통과하는 정보의 마지막 필터는 ‘내 생각의 노동’이다. 제목만 보고 공유하지 않는 것, 감정을 자극하는 주장일수록 “근거는 무엇인가?”, “한 사례를 전체 진실인 것처럼 부풀리고 있지 않은가?”를 묻는 것, 그리고 “나는 지금 이 정보를 얼마나, 몇 퍼센트쯤 믿어도 되는가?”라고 스스로 신뢰 지수를 매겨 보는 것. 이게 바로 생각의 게으름뱅이가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메타인지가 내 마음 안쪽의 편향을 다루는 기술이라면 비판적 사고는 바깥세상의 정보 쓰레기를 걸러내는 기술이다. 이 두 가지를 함께 키울 때 우리는 편향과 가짜 뉴스가 넘치는 시대에도 덜 휘둘리고, 더 유연하게 생각하는 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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