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원
브랑코 밀라노비치
이혜진
‘코끼리 곡선’의 제창자 브랑코 밀라노비치가 추적한
소득 분배 중심의 경제사상사
이 책은 권위 있는 경제학자들의 저작을 바탕으로 소득 분배와 소득 불평등을 다룬다. 18세기 후반 프랑스 대혁명 전후의 시기부터 20세기 후반 냉전이 종식될 때까지, 2세기 동안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사유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추적한다. 프랑수아 케네를 시작으로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 빌프레도 파레토, 사이먼 쿠즈네츠에 이르기까지 경제사상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여섯 명이 소득 분배 및 불평등을 바라보는 관점을 살펴봄으로써, 불평등에 대한 견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고 변화해왔는지 탐구한다. 또한 불평등 연구가 냉전 시기에 위축된 과정, 그리고 최근 경제학의 중심 주제로 다시 부상한 이유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이 책은 사회 계급이 법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던 케네, 생산 수단에 의해 정해지는 경제적 범주가 계급을 결정한다고 본 스미스, 계급간 갈등과 소득분배, 그리고 경제성장을 이론적으로 연결 지은 리카도, 자본주의 체제에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착취와 계급 없는 사회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마르크스, 계급을 엘리트와 나머지 인구 간의 괴리로 재개념화한 파레토, 도시와 농촌의 격차로 인한 불평등에 초점을 맞춘 쿠즈네츠에 대해 각각 독립된 챕터에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어서 불평등 연구의 암흑기였던 냉전기에 연구를 이어간 앤서니 앳킨슨, 얀 펜 등을 거쳐 21세기 초 소득 분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부활을 이끈 토마 피케티에 이르기까지 불평등을 바라보는 주요 경제학자들의 시각과 비전을 살펴본다. 한마디로 이 책은 불평등 문제에 대한 견해의 변천은 물론 불평등에 대한 현대적 관점이 어떻게 형성되고 잠재적으로 제한되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유익한 책이다.
<출판사 서평>
불평등의 렌즈로 들여다본 경제사상의 역사, 그 매혹적인 여정!
2세기에 걸친 불평등 연구를 탐색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불평등을 바라보는 경제학자들의 시각이 얼마나 다르면서도 겹치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케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는 불평등을 본질적으로 계급 현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네 명의 경제학자도 계급에 기반한 불평등을 보는 시각이 달랐다. 케네는 계급이란 법으로 규정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는 전적으로 토지, 자본, 노동이라는 각기 다른 유형 자산의 소유에 따라 계급이 나뉜다고 여겨, 세 사람의 저술에서는 불평등의 검토가 각각 토지의 대가인 지대, 자본의 대가인 이윤, 노동의 대가인 임금의 분배 차이로 귀결되었다. 이들이 살던 시대에는 계급과 개인 사이 공식적인 법적 구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지만, 경제 영역에서는 개인이 보유한 자산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들은 오늘날 기능적 불평등(각기 다른 생산 요소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불평등)이라고 불리는 렌즈를 통해 불평등을 보았다. 그러나 파레토는 우리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계급이 사라지고 개인들 혹은 엘리트와 나머지 사람들이 그 자리에 들어선다. 이후 쿠즈네츠는 농촌과 도시 간, 또는 농업과 공업 간 소득 차이를 불평등의 원인으로 보았다. 한편, 20세기 마지막 30년 동안 등장한 경제학자들은 불평등을 그렇게 중요한 현상으로 여기지 않았다.
최근 불평등 연구의 부흥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던 시기 물밑에서 진행되어온 동향의 발견과 기록으로 시작되었다. 중산층과 중하위층이 대출받기 쉬운 환경으로 인해 극심한 수준에 달한 불평등이 사실상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대출이 어려워지기 시작하자 대출자들은 부채를 상환해야 했고,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중산층의 소득 증가세 둔화와 심각한 불평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덕분에 소득 재분배 연구가 강력하게 부활했다.
오늘날에는 세대 간 소득과 부의 전이, 그리고 이것이 불평등을 어떻게 심화시키는지에 관한 연구에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료 이용이 훨씬 수월해지고, 가족과 세대 간에 일상적으로 이전되는 이익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밀라노비치가 얼마나 방대한 양의 문헌을 읽고 조사했는지, 그리고 그 주요 내용을 일관성 있게 전달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다. 저자가 이끄는 대로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최근 200여 년 동안 소득 분배에 대한 경제학의 인식이 변화해온 과정을, 그 당시 가장 중요한 학자들이 직접 남긴 글과 자료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불평등의 담론』은 소득 분배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관련된 사상사의 핵심만 시대순으로 요약해주는 보석 같은 책이다.
모든 불평등은 역사적 현상이다
- 오늘날 불평등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통찰력 제공
불평등의 동인은 나라와 시대에 따라 다양하고, 불평등에 관한 인식은 이데올로기의 작용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경제학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 주어진 사회 구조, 정치·경제 체제, 기술 수준, 문화 등 여러 제도 안에서 살아가고 그 영향을 받는다.
프랑수아 케네는 시민 혁명 전 귀족과 평민이라는 계급이 너무나 당연하게 존재하는 프랑스에서 살았다. 따라서 케네의 관심사는 당시의 주요 산업인 농업을 실제로 담당하는 농민 계급과 토지를 소유한 귀족 계급 사이의 소득 분배였고, 그 외 다른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카를 마르크스는 유럽 각국이 시민 혁명과 산업 혁명을 한창 겪는 와중에 주요 저작을 남겼다. 이제는 노동자나 자본가가 예전처럼 고정된 ‘계급’으로 존재하지 않았지만, 당시 길지 않았던 기대 수명을 고려할 때 한 사람이 노동자와 자본가의 삶을 둘 다 경험하기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이들의 저작에는 노동자, 자본가, 농민, 지주 등의 사회 계층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고, 그에 따른 소득 분배만 연구되었다.
19세기 후반 빌프레도 파레토는 계급이나 계층에 따른 연구에서 개인별 소득 분배를 연구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를 놓았다. 그 역시 사회 계층이 쉽게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노동자든 자본가든 상관없이 개인이 소득을 얼마나 버는지, 그런 소득의 분포를 어떻게 나타낼 수 있는지 연구할 때 지금도 쓰이는 수학적, 통계적 기법을 개발하는 공을 세웠다.
쿠즈네츠에 이르러서야 사회 계급과 고정된 엘리트가 모두 사라졌다. 쿠즈네츠는 소득 분배의 변화가 도시와 농촌 간, 그리고 농업과 제조업 간 상대적 소득의 변화로 일어난다고 보며, 처음으로 진정한 개인별 소득 분배를 연구한 결과를 내놓았다.
20세기 후반에는 냉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소득 분배 연구의 탈계급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자유주의 진영에서는 계급 간 갈등을 부각시키고 싶지 않았고, 사회주의 진영에서는 이미 평등한 세상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정세가 확 뒤바뀌면서 불평등 연구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21세기 초에 이르러 불평등 연구에서 세 가지 놀라운 발전이 일어났다. 부국에서 장기적인 불평등 추이에 대한 토마 피케티의 연구가 이루어졌고, 동태적 사회표dynamic social table가 생성되었으며, ‘전 지구적’ 불평등 연구가 새로운 연구 분야로 도입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지난 2세기 동안 대체로 간과되었던 인종과 성별의 불평등에도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이 책은 불평등에 관한 사고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불평등에 관한 경제사상의 발전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면서 위대한 경제학자들과 그들이 살던 시대의 사회와 정부 형태를 매우 흥미롭게 묘사한다.
* 여섯 경제학자의 생애
프랑수아 케네(1694~1774)
애덤 스미스(1723~1790)
데이비드 리카도(1772~1823)
카를 마르크스(1818~1883)
빌프레도 파레토(1848~1923)
사이먼 쿠즈네츠(1901~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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