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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신간 도서-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 출판사

    휴머니스트

  • 저자

    파코 칼보

  • 번역가

    하인해

AI는 신체가 없고, 인간은 뇌에 갇혔다!

몸 전체로 사고하는 식물지능이 일으킨 인지 혁명

구글 딥마인드가 인공지능의 ‘마음’을 연구하고 있는 지금, 거대한 철학적 질문이 다시금 인류 앞에 놓였다. 인간만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의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뇌가 있어야만 지능이 존재하는가? chatGPT, Gemini, Perplexity 등 대형언어모델(LLM)이 사람처럼 대화하며 심리 상담을 해주고 그림과 영상을 포함해 온갖 창작물까지 만들어내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지능과 의식의 본질을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여전히 뇌를 가진 유기체, 그중에서도 인간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있다. 이 책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는 그 틀을 깨는 강력한 도전이다. 세계를 이해하는 패러다임을 거세게 뒤흔든 양자역학의 등장에 비견할 만한 이 책의 대담한 시도는 식물지능을 통해 ‘살아있는 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기계적 지능의 한계를 넘어서게 한다.

식물은 뇌도, 신경도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환경을 예측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간다. 이 책은 신경과학, 식물생리학, 심리학,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식물이 보여주는 고차원적 정보처리 능력을 조명한다. 단순히 식물의 생존 전략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이 나아갈 방향을 근본부터 다시 그려보게 만든다. 생명을 이해하는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자, 인간이라는 존재를 되돌아보는 과학적·철학적 실천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의식과 지능은 물론, 자기 자신을 더 넓은 틀에서 낯설게,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출판사 서평>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식물의 내면에 대한 마음을 여는 명상록.

우리 주변의 녹색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풍요롭게 한다.”

― 아닐 세스(뇌과학자, 《내가 된다는 것》 저자)

“우리는 저자가 과학적 호기심에 희망의 씨앗을 뿌린 것에 대해 기뻐해야 한다.”

― 다이애나 베리스퍼드-크로거(식물학자, 《세계숲》 저자)

“우리의 편견과 인간 중심적 세뇌를 넘어서 생각하라는 외침.”

― 재키 히긴스(옥스포드 사이언티픽 필름 디렉터)

“식물지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

― 《커커스 리뷰》

1. 기술과 속도의 시대에 식물을 호명하다

─ TED와 BBC가 주목한 ‘식물지능’ 분야를 이끌어온 선구자, 파코 칼보

─ 움직이지 않기에 더 정교하게 사고하는 식물지능

이 책을 쓴 파코 칼보는 인지과학자이자 생물철학자로 스페인 무르시아대학교에서 과학철학을 가르치고 학제간 연구의 최전선에서 식물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파코 칼보의 첫 책으로 식물지능에 대한 가장 최신의 연구 성과를 대중적으로 상세히 풀어주고 있다. 이야기는 초록의 생명에게 화학적 자장가를 불러주며 시작된다. 동물을 마취시키는 것과 정확히 동일한 물질의 작용으로 ‘잠이 드는’ 미모사 실험을 소개하며, 오랜 진화 과정의 연속선상에서 생명체들이 생화학적으로 얼마나 닮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20세기 들어서야 동물행동학의 등장과 함께 인간 아닌 생명의 의식에 대해 고민하게 된 인류에게 저자는 “모든 유기체는 고유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며 ‘식물행동학’의 등장을 암시한다. 온갖 식물에 둘러싸여 살아가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식물맹’이라는 학술 용어가 있을 정도로 식물을 그저 “녹색의 배경” 정도로 여기는 인류에게 저자의 연구는 새로운 경종을 울린다.

이동성이 큰 동물에 비해 땅에 뿌리내린 식물은 자신이 내린 선택에 대한 결과를 남김없이 모조리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식물은 우리보다 훨씬 오랫동안 적은 에너지로 지구라는 환경에 적응해 살아왔다. 식물이 내리는 결정이 단순했다면 복잡한 지구 생태계 속에 이토록 풍요로운 종 다양성이 일구어질 수 있었을까. “독창적으로 성장하는” 식물지능이라는 이 책의 아이디어는 단순한 생물학의 문제를 넘어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과 사고 모델을 제공해준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아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 과학·기술 시대에 다시 이 땅 위의 식물을 호명하는 이유다.

“포유류를 일시적으로 잠재우려면 합성 마취제를 투여해야 한다. 하지만 식물은 다양한 종류의 마취제를 스스로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같은 물질을 분비하는데 가령 상처가 생기면 조직에서 에틸렌 같은 마취성 화학물질을 공기 중으로 분비한다. 또한 뿌리에 수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에탄올, 에틸렌, 디비닐에테르를 만든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방어기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들도 있긴 하지만 다른 여러 물질의 효능은 불분명하다. 어쩌면 우리가 바쁜 하루 끝에 맥주 한 잔을 찾듯이 그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일지 모른다. 이 같은 물질 중 몇 가지는 지구 대기에 영향을 줄 만큼 엄청난 양으로 분비된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식물과 조류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사실이 지니는 함의를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 들어가는 글 〈잠든 식물, 깨어난 통찰〉 중에서

“식물이 일으키는 변화 대부분은 동물의 번개처럼 빠른 반응보다 훨씬 느리다(하지만 파리지옥의 예에서 보았듯이 식물도 필요하면 속력을 낸다). 이러한 식물이 스스로 어떻게 움직이고 성장해야 할지 판단할 지능이 없다면 주변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제때 대응하지 못할 것이다. 야생식물 세계의 극심한 경쟁에서 뒤처지면 경쟁자의 공격에 쓰러지고 포식자의 먹이가 된다.” ― 1장 〈식물맹〉, ‘운동과 지능’ 중에서

2. 식물은 온몸으로 사고한다

─ 식물의 관다발계,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녹색의 전깃줄

─ 인간과 기계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제3의 인지 모델

식물은 뿌리부터 잎끝에 이르는 몸 전체를 통해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한다. 빛의 다섯 가지 스펙트럼 영역뿐만 아니라 낮의 길이와 계절의 변화, 기온과 습도, 진동과 염도, 시간에 따른 영양 성분 변화, 토양 내 미생물, 이웃과의 경쟁 등 수많은 변수 사이에서 생존에 최선인 선택을 내린다.

식물에는 뇌가 없지만, 대신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관다발계가 존재한다. 이 구조는 동물의 신경계처럼 물, 당, 신호 물질 등을 이동시키며 정보를 주고받는다. 식물에서 발견된 세로토닌, 도파민, GABA, 글루탐산염과 같은 물질들은 인간의 신경전달물질과 동일하다. 상처를 입은 부위에서 전기적 신호가 출발해 식물 전체로 퍼지며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는 과정은 마치 통증을 느끼고 대처하는 동물의 행동과 닮았다.

뇌라는 특정 기관과 신경세포가 없는 식물의 사고는 몸 전체에 ‘분산’되어 일어난다. 뿌리에서 잎까지 모든 부위가 정보를 감지하고 판단하며, 그에 따라 각자 반응한다. 이는 인지 중 절반 이상이 다리에서 일어나는 문어의 다중 의식 체계와도 유사하다. 인간 중심의 의식 모델이 중심 제어식이라면, 식물은 네트워크 기반 분산형 사고 체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AI와 인지과학이 주목하는 새로운 지능의 가능성을 자연은 이미 오래전부터 구현하고 있었다.

생존을 목표로 삼은 판단에는 옳고 그름이 명확하다. 잘못된 판단으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당황하고, 놀라게 된다. 이는 식물에서도 마찬가지다. AI는 빠르게 연산하지만 ‘예측에 실패한 놀라움’에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은 아직 미비하다. 이 책은 분산형 사고 체계를 지닌 식물이 자신이 예측한 결과가 어긋났을 때 환경을 어떻게 탐색하고 수정하는지를 통해 진정한 인지와 의식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식물은 감각기관이 없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운동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변화하는 상황에 자신을 조율하며, 생존을 위한 최적의 판단을 수행한다. 이러한 생물적 사고방식은 단순 계산 능력으로 환원될 수 없다. 저자는 통합정보이론, 생물기호학, 생태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식물의 행동을 해석하며, 인간과 기계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제3의 인지 모델’로서의 식물지능을 제안한다.

“연구자들은 애기장대의 유전자를 조작해 세포 내 칼슘 수치가 높아지면 분자가 빛을 내도록 했다. 그리고 애기장대에 칼로 상처를 내자 칼슘이 상처 부위부터 나머지 부분으로 퍼지면서 빛이 물결을 이루었다. 길로이 팀은 글루탐산염이 칼슘을 기반으로 한 전기 활동의 파동을 일으켜 세포들이 방어 태세를 갖추도록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처럼 ‘포유류’의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염이 식물에서도 통증 신호를 빠르게 전달하듯이, 신경전달물질이 식물에서 작용하는 방식은 동물에서 작용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4장 〈식물 신경계〉, ‘녹색 신경 화학물질’ 중에서

“토양 내 염분이 높으면 뿌리에 심한 스트레스가 되어 단백질 합성을 비롯한 다른 여러 중요한 과정이 방해받는다. 그러므로 식물은 염류 장해를 피하려고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대부분은 어떤 곳에서 안락함을 느끼는지에 관한 내부 모형과 일치하는 토양을 찾아 염류 장해를 막는다. 이처럼 식물은 예측을 일치시키려고 한다.” ― 5장 〈식물은 생각하는가〉, ‘놀라움에 대한 대처’ 중에서

3. 식물지능과 함께 급진적이고 생태적인 미래를 열어젖히다

─ 장식이나 작물이 아닌 주체로서의 식물, 반려와 공존의 윤리

─ 소프트 로봇, 뿌리내리고 생장하는 인지적 존재를 향한 상상력

인지는 단순히 유기체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능력’이 아니라 유기체와 환경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과정’이다. 유기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유기체가 외부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살펴야만 진정한 의미의 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즉, 인지는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날 인간 실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는 기후 변화 속에서 식물이 어떤 식으로 논의되는지를 잠시 떠올려보자. 여전히 인류는 먹고사는 문제에 갇혀 그저 작물 성장률을 높일 방법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실시간으로 무너지는 지구의 생물권 앞에서도 여전히 식물을 “인류의 이익을 위해 조작되고, 재배되고, 심지어 우주로 이동되는 수동적 자원”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이러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식물을 자원으로만 보지 않고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조율하며 살아가는 ‘인지적 존재’로 바라본다면, 식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전혀 다른 과학적·윤리적 지평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기술에도 영향을 미쳐 식물처럼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자라나는 생체모방 로봇 ‘그로우봇(Growbot)’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식물의 분산형 지능과 구조적 유연성을 본뜬 이 기술은 생명체와 유사한 방식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새로운 기계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식물처럼 느리고 신중하지만 환경에 깊이 뿌리내리고 조화를 이루는 존재방식,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기술과 삶 모두에서 배워야 할 가장 급진적이고 생태적인 상상일 것이다.

“행동이 펼쳐지는 자연환경에 초점을 맞춘다면 인지는 식물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지는 유기체와 그 주변 환경 간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무언가에 가깝다. 유기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가 아니라 유기체가 주변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야 하는 까닭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경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7장 〈식물이 된다는 것에 대하여〉, ‘의미 만들기’ 중에서

“스탠퍼드대학교와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캠퍼스 연구자들이 개발한 ‘그로우봇’은 잎끝이 계속 새로운 세포를 만들며 성장하듯이 플라스틱 공기압 튜브의 내부 중심을 밖으로 계속 뒤집으며 앞을 향해 성장한다. 거친 바닥, 울퉁불퉁한 표면, 좁은 공간에서도 몸 내부를 뒤집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로우봇은 표면의 정전기를 이용해 끈끈이 두 장 사이를 지날 수도 있고 풀로 채운 욕조 안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 공기압의 힘만으로 작은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그로우봇은 필요에 따라 몸의 너비를 넓히거나 좁힐 수 있다. 날카로운 물체에 찔리더라도 공기압을 유지할 수 있다.” ― 9장 〈녹색 로봇〉, ‘그로우봇’ 중에서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이다. 식물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 관한 문헌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 인상적인 책은 독자가 주변 식물을 보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식물도 지각이 있는가? 칼보는 매혹적인 사례와 함께 철학자 및 동료 과학자들과 지능의 의미에 대한 논쟁에 동등한 지면을 할애한다. 독자들은 식물이 동물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형태와 경험을 환경에 맞게 조정한다는 그의 주장에 저항하기 어려울 것이다. 식물지능에 대한 설득력 있는 증거.”

―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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