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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초대륙

신간 도서-다가올 초대륙
  • 출판사

    흐름출판

  • 저자

    로스 미첼

  • 번역가

    이현숙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구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가장 탁월한 방식이다.”

지난 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인류는 지구 내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진으로 발생한 진동을 통해 지구 내부를 연구하는 학문인 지진학이 태동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 잠수함에 승선해 해저 지도 제작에 참여한 지질학자들에 의해 바다 밑 지구의 실제 모습이 포착되면서 지질학은 판구조 혁명의 시기를 맞이했다. 판구조론은 대륙 이동을 설명하는 지질학 이론으로 오늘날 대다수가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과학 이론이다. 요즘 우리는 흔히 지구가 ‘오대양 육대륙(남극 대륙까지 포함하면 칠대륙)’으로 구성됐다고 말하지만 시간을 2~3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과거에 지구 대부분의 대륙은 하나의 판으로 모여 있었는데, 이를 ‘판게아’라고 부른다. ‘판게아’는 판구조학의 선구자 알프레트 베게너가 명명한 이름으로 ‘모든 땅’이라는 의미다. 놀랍게도 ‘판게아’는 ‘초대륙(Supercontinent, 여러 대륙이 하나로 뭉친 대륙)’이라고 불리는 현상의 가장 최근 버전일 뿐이다. 지질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가 탄생한 뒤로 약 45억 년에 이르는 기간 중 판게아 외에 적어도 두 번의 초대륙이 더 존재했다(‘로디니아’와 ‘컬럼비아’가 그것들이다). 또한 지질학자들은 판게아 이후 초대륙이 또 한 번 더 생성되리라고도 전망한다. 물론 2억 년도 더 뒤의 일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한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그때가 도래하면 남아메리카 서부 해안에 위치한 페루 리마와 미국 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뉴욕시가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지구의 판구조 운동은 하나의 도시를 다른 도시 위에 쌓아 올릴 만큼 강력하며, 하나의 대륙을 바다 깊은 곳으로 내려 보내 뜨거운 맨틀로 재활용하게 만드는 놀라운 메커니즘이다.

『다가올 초대륙』은 미국의 주목받는 지질학자인 저자가 적어도 세 개의 초대륙이 존재했다는 증거에서부터 약 2억 년 후에 만들어지리라 예상되는 다음 초대륙에 대한 전망을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고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지구과학 교양서다. 또한 이 책은, 1년에 사람 손톱이 자라는 속도로 움직이는 대륙을 과학 탐구의 대상으로 삼아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라는 행성의 신비를 밝히고자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의 열정과 태도에 관해서도 중요한 비중을 두고 묘사한다.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이 몇 억 년 뒤에 벌어질 지구의 변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묻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를 비롯해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지질학자의 과학적인 협력과 공조 덕분에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비밀이 한 꺼풀씩 풀려왔다는 사실, 그로부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응할 묘수들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지질학을 비롯한 지구과학 분야의 연구 결과들이 결코 우리와 거리가 먼 이야기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질 문해력이다!

2002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지리 문해력(Geo-literacy)’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리 문해력이란 인간과 자연의 관계 및 자신이 속한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력으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인류가 자연과 문화 자원을 보호하고 각종 위기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리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기에 착안해 『다가올 초대륙』의 저자는 우리 인류에게 그 어느 때보다 ‘지질 문해력’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이야기한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에서 지구 전체의 물리적 구조와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지질학에 대한 이해 없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만한 의미 있는 논의를 진척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의 진화는 판구조 운동 및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류 초기 문명의 요람이었던 동아프리카 열곡대의 깊은 호수들은 판구조 운동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그런데 몇 억 년 전 지구를 휩쓴 극심한 기후변화로 인해 이 호수들이 말라버리게 되자 우리의 조상들은 생활 방식을 바꿔야만 했고, 사람이 살 만한 땅을 찾기 위해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거리를 걸어 이동해야만 했다. 아프리카 대륙을 넘어 또 다른 대륙들로 인류가 뻗어나간 기원도 그 근원을 파고들다 보면 지구 환경의 변화를 불러일으킨 판구조 운동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오늘날 지구의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활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려면, 가령 극지방 만년설이 왜 존재하는지 근본적 이유를 알려줄 판구조 운동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간이 등장하기 전까지 판구조 운동은 주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조절했는데, 이는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이 같은 화산활동은 지구의 판들이 움직이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판구조 운동이 과거에 어떻게 온실(greenhouse) 기후와 냉실(icehouse)기후를 번갈아 일으켰는지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을지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이 책으로 얻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다. 바로 여러분에게 판구조론의 현주소를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가 평생 살아가는 동안 지구의 표면이라는 겉모습이 크게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억 년이 넘는 지질학적 시간을 통틀어 보면 이러한 변화는 어마어마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해발 9,000미터의 에베레스트산에서 수심 1만 1,000미터의 마리아나 해구에 이르기까지 지질학적 힘이 창조해온 자연이라는 존재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본문 16~17쪽)

지구과학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꾼 판구조론의 역사를

이보다 더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

판구조론은 대륙의 이동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지질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지질학의 핵심 이론이다. 이 분야의 과학자들 대부분은 판구조론을 정설로 받아들인다. 판구조론이라고 하면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이론처럼 여겨지겠지만 화산, 지진, 쓰나미와 같은 자연현상은 물론이고 에베레스트산과 같은 험준한 산맥도 실은 지구의 판구조 운동으로 인한 결과물이다. 지구상에 발을 딛고 사는 이상, 인류는 판구조 운동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중요한 판의 이동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는 독일 기상학자이자 지질학자였던 알프레트 베게너가 제안한 ‘대륙 이동’이라는 개념이었다. 베게너가 ‘이동하는 대륙’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20세기 초반만 해도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개념은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당시 그의 대륙이동설은 대륙이 움직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메커니즘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베게너는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자료를 수집했다. 가령 대서양 양쪽 대륙, 즉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해안선이 얼마나 완벽히 들어맞는지 주목했을 뿐만 아니라 인접했다가 떨어져 나온 대륙의 파편에서 얻은 화석 패턴들을 맞추는 방식으로 화석 기록에서 고생물학적 증거를 찾아내기도 했다. 베게너는 이처럼 고생물학, 지질학, 지구물리학, 측지학, 기상학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방대한 증거를 수집해 1915년 ‘지금은 흩어져 있는 대륙들이 본래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초대륙 판게아)이었으며 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동해 현재에 이르렀다’라는 대륙이동설을 주장한다. 하지만 베게너가 모은 판게아와 대륙 이동에 관한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대륙을 이동하게 만든 물리적 기제를 알아내기 전까지 그의 대륙이동설은 과학 이론의 신분으로 승격될 수 없었다.

베게너가 뿌린 아이디어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성장의 전기를 맞이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중 이루어진 해저 지형 연구 덕분이다. 당시 해저 지도 제작을 위해 잠수함을 타고 바다 밑으로 내려간 지질학자들의 노력으로 인류는 해저 지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맨틀 대류의 상승부인 해령에서는 새로운 해양 지각이 형성되고 오래된 해양 지각은 맨틀 속으로 섭입되어 소멸된다는 해저확장설이 정립된다. 여기에 더해 지진파 연구 결과로 지구 내부 구조가 밝혀지면서 대륙 이동의 메커니즘인 판구조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로써 1960년대에 이르러 ‘판구조 혁명’의 시기가 과학계에 도래하게 된다.

미국의 촉망받는 지질학자가 들려주는 ‘지구학’의 핵심 정수들!

“지구 역사상 최소한 세 개의 초대륙이 존재했으며

먼 미래에 또 다른 새로운 초대륙이 분명 만들어질 것이다.”

『다가올 초대륙』은 베게너의 후예인 오늘날의 지질학자들이 판구조 혁명을 계승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는 판게아라는 초대륙 이전에 적어도 두 번의 초대륙이 더 존재했을 가능성이다. ‘판게아’, ‘로디니아’, ‘컬럼비아’는 약 45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 동안 존재했으리라고 여겨지는 초대륙들의 이름이다. 각 장에서 저자는 해당 초대륙들의 존재 여부와 하나의 초대륙에서 다음 번 초대륙으로 이동하는 과정 등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학계에서 이루어진 연구와 논쟁들을 입담 좋은 스토리텔러처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한편, 뒷부분에서는 저자를 지질학계의 ‘라이징 스타’로 부상하게 만든 연구를 개괄하고 먼 미래의 새로운 초대륙을 예견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저자는 2012년 2월, 자연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학술지 『네이처』에 ‘초대륙 순환 시 이전 초대륙의 배회 축에서 다음 초대륙의 배회 축으로 90도 이동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데이터로 검증해낸 연구 논문을 실어 학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이 연구 논문은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세계 지질학계의 거성인 폴 호프만이 ‘수십 년 동안 초대륙 연구 분야에서 가장 큰 진전’이라고 일컬었을 만큼 중대한 발견으로 인정받는다. 그는 자신의 연구를 토대로 약 1억 5,000만 년~2억 년 후쯤이면 오늘날의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가 각각 동쪽과 서쪽 해안을 마주 보도록 회전할 것이며 이에 따라 미국 뉴욕과 페루 리마가 만나게 될 것이고 전망한다. 또한 두 아메리카 대륙은 북극에서 아시아와 충돌할 것이며. 오스트레일리아는 유라시아와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도 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형성될 초대륙을 로스 미첼은 ‘아마시아’라고 명명한다.

우리 인간 종은 끝내 살아남아서

다음 초대륙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 인간 종은 끝내 살아남아서 다음 초대륙으로 예상되는 ‘아마시아’를 목격할 수 있을까? 다음 초대륙이 어떤 모습일지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추측에 불과하다. 우리가 평생 사는 동안 혹은 우리의 자녀, 손주, 증손자, 아니면 더 먼 훗날의 자손들이 살아가는 동안에도 일어나지 않을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에 가설의 검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구의 모습을 비롯해 인간 개개인이 존재하는 시간보다 훨씬 긴 단위로 이루어지는 지구의 진화를 살펴보는 일은 중요하다. 다음 초대륙이 도래한다는 가설이 맞는지 여부를 떠나 그 가설을 도출해내기까지 토대로 삼은 지질학 분야의 연구 결과들이 오늘날 인류가 맞이한 기후변화의 위기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지구를 식히고자 황 입자를 대기 중에 분사하거나 나무를 기른 뒤 땅에 묻어 탄소를 포집하는 방법 등 인류가 기후변화를 되돌리기 위해 구상한 지구공학적인 해법 중 다수는 판구조 운동의 메커니즘을 모방한 방식들이다. 즉, 기후변화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판구조 운동 규모의 사고방식을 채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지질 문해력을 갖추고 지질학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신 지구과학 연구 성과를 대중의 언어로 풀어 쓴 이 책은 지질학의 핵심 정보를 명료하고 쉬운 언어로 전달한다는 점 이외에 또 다른 미덕이 있다. 바로 ‘과학적 태도’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짚어준다는 점이다. 지질학은 지구의 구성 물질, 형성 과정, 과거에 살았던 생물 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지구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약 45억 년으로 추정되는 지구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밝히는 일은 결코 혼자 해낼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 특히나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초대륙 연구’는 전 지구적인 협력이 필수인 분야다. 초대륙 연구를 위해서는 각 대륙의 암석과 지질 구성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해당 국가의 지질학자들이다.

하나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수많은 학자가 과학적 방법론을 개발하고 협업하는 과정은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순정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류가 1년에 사람 손톱만큼의 속도로 이동하는 대륙을 탐구 대상으로 삼아 그 이동의 원리와 그것이 불러올 변화를 예측하는 데 온 생을 거는 모습은 실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인류가 새로운 초대륙이 형성될 때까지 존속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진리에 대한 열망으로 축적한 지식 덕분일지도 모를 일이다.

“과학은 시간이 걸린다. 이는 좌절감을 주는 면이 있지만 동시에 구원하는 면도 있다. 과학은 이제 전 세계에 걸쳐 상호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로, 작은 네트워크가 광대한 규모로 확장됐다. (…) 과거에서 미래 세계로 떠나는 시간 여행에 동행해주어 감사하다. 아직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정말 시간이 필요하다.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야 그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본문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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