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un-translation-logo

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

신간 도서-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
  • 출판사

    추수밭

  • 저자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

  • 번역가

    김재경

그동안 기후변화가 ‘자연의 문제’라고 생각해왔던 이들에게 이 책이 제시하는 사례들은 적잖은 충격을 안겨다 줄 것이다. “기후변화의 증거가 폭염, 산불, 태풍, 가뭄이 아니라 ‘우리 몸’이었다고?” 기후재난을 근미래에 발생할 일이랄지, 종말론적인 스펙터클로 여겨왔던 안일한 사고방식을 뒤집어 이 책은 현재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의 실체를 폭로한다. 뇌과학자이자 환경 저널리스트인 저자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이 우리 뇌부터 몸, 마음에 걸쳐 기후변화가 어떻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지 신경과학?데이터과학?인지심리학을 동원하여 설명한다. 기억력 감퇴, 폭력성 촉발, 신경퇴행 질환의 증가, 감염병의 역습, 트라우마 및 우울 증상의 폭발에 이르기까지 소리 없이 찾아와 인간을 수족처럼 부리는 ‘기후 괴물’의 모습이 낱낱이 드러난다.

<출판사 서평>

“스펙터클이 끝나자, 조용한 습격이 시작되었다”

몸속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보이지 않는 재난’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각, 감정, 행동을 뒤바꾸는 결정적 순간

특별할 것 없던 여름날,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2009년의 플로리다주 오번데일, 지극히 평범한 여름날이었다. 이날 10살짜리 소년은 근처 호수에서 친척들과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로부터 5~6일이 지났을까, 소년이 감염병 전문의인 엄마와 아빠에게 두통을 호소했다. 열은 없었고 목도 뻣뻣하지 않았기에 부부는 아이를 안심시키고 재웠다. 다음날 아침, 소년은 일어나지 못했고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아빠가 급하게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소년은 발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호수에서 수영한 지 8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식물인간이 된 채 소생할 수 없는 아이를 지켜보던 부부는 결국 생명유지 장치를 떼 내는 힘겨운 결정을 해야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소년의 사망 원인은 N. 파울러리, 속칭 ‘뇌를 먹는 아메바’가 수중에서 코로 들어와 일으킨 수막뇌염이었다. N. 파울러리에 감염된 사례가 극히 일부라고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온이 상승하고 있는 현재 더 많은 N. 파울러리가 깨어나고 있고, 소년과 같이 무방비 상태로 호수, 강, 온천, 수영장에서 수영하다 사망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소년이 죽은 지 5년 후인 2014년, 소년의 부모는 ‘아메바가 폭증하는 여름을 조심하라’는 타이틀을 내건 캠페인에 나서며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

“이것은 재난 영화가 아니라, 공포 그 자체다”

소리 없이 우리 몸을 습격한 ‘기후 괴물’의 실체

위 사례는 이 책의 수많은 데이터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동안 기후변화가 ‘자연의 문제’라고 생각해왔던 이들에게 『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The Weight of Nature』가 제시하는 사례들은 적잖은 충격을 안겨다 줄 것이다. “기후변화의 증거가 폭염, 산불, 태풍, 가뭄이 아니라 ‘우리 몸’이었다고?” 기후재난을 근미래에 발생할 일이랄지, 종말론적인 스펙터클로 여겨왔던 안일한 사고방식을 뒤집어 이 책은 현재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의 실체를 폭로한다. 뇌과학자이자 환경 저널리스트인 저자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이 우리 뇌부터 몸, 마음에 걸쳐 기후변화가 어떻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지 신경과학?데이터과학?인지심리학을 동원하여 설명한다. 기억력 감퇴, 폭력성 촉발, 신경퇴행 질환의 증가, 감염병의 역습, 트라우마 및 우울 증상의 폭발에 이르기까지 소리 없이 찾아와 인간을 수족처럼 부리는 ‘기후 괴물’의 모습이 낱낱이 드러난다.

“폭등하는 기온 앞에서 객관적 판단은 허상일 뿐”

고장난 뇌가 기억, 인지, 행동 측면에서 일으킨 변화

매해 ‘역대급 폭염’이라는 뉴스를 듣고, 갈수록 변화무쌍한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기후변화의 현실을 애써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기후 망각’은 뇌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다.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예측 가능성이 줄어들면 뇌에서 망각이 일어나는 비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치 집단적인 ‘기억상실’에 걸린 것처럼 평균 온도의 한계선(기후평년값)을 계속 갱신하면서 과거를 잊고 현재에 순응하려는 인간의 태도가 지구와 인간 사이에, 그리고 신경 회로 안에서도 끊임없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 같은 ‘기억력 감퇴’부터 ‘인지능력 저하’와 ‘폭력성 증가’에 이르기까지, 1부에서는 기후변화가 우리의 인지적인 행동에 일으킬 다양한 이상 증상을 파헤친다. 각종 실험과 데이터, 인터뷰를 통해 기온 상승이 우리의 판단 및 업무 능력뿐 아니라 학교 성적까지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폭염 속에서 생존을 위한 신진대사에 열을 올리면서 멍청해진 뇌가 작은 스트레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발생한다. 뇌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 급감하면서 충동성이 오르고 보복 행위가 증가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기후 공감’과 ‘역사’, 그리고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고 미래의 자신을 인지할 수 있는 ‘자제력’이라는 힌트를 제공한다.

“질병을 과소평가하면 질병을 통제할 수 없다”

뒤틀린 몸은 어떻게 신경퇴행, 감염, 트라우마를 낳는가

병코돌고래 800마리는 왜 플로리다주 근처 해안에서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했을까? 지구의 역사에서 모든 생명에게 영향을 끼쳐왔던 시아노박테리아(남조류)의 대증식은 오늘날 기후변화와 함께 더욱 폭발하고 있고, 이것이 배출하는 아미노산은 치명적인 신경독소로서 떨림, 마비, 치매 등의 신경학적 장애를 낳는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던 버빗원숭이의 뇌와 비슷하게 병코돌고래의 뇌도 벌집이 되어 있었고, 플로리다주 사람들의 뇌에서도 비슷한 물질이 발견됐다. 사막과 물가를 가리지 않고 증식하는 시아노박테리아와 근접한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루게릭병, 알츠하이머병, 수은 중독 등의 질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2부에서는 이처럼 끔찍한 ‘신경퇴행 질환’ 외에도 기후변화가 우리 몸에 일으킬 ‘감염 질병’ 및 ‘트라우마’ 사례를 상세하게 다룬다. 앞에서 소개한 ‘수막뇌염’ 외에도 더욱 증가할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에볼라출혈열, 황열병, 소두증 등이 얼마나 위험한지 밝히고, 기후재난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사람들이 시달리는 PTSD 증상을 소개하며 이를 치유할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공중보건 정책의 혁신을 통해 신속하게 질병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개인으로서는 ‘명상(마음챙김)’과 ‘이야기하기’ 등이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하나의 산꼭대기가 없어지면 공동체가 사라진다”

감각, 고통, 언어와 함께하는 상실과 회복의 여정

뭉크의 〈절규〉에 묘사된 피비린내 나는 듯한 구름이 작품 제작 당시에 발생했던 크라카타우 화산 대폭발의 여파라면? 〈절규〉는 단순히 공황 장애에 빠진 한 사람의 닫힌 내면 세계를 묘사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의 심리 역시 외부 세계와 완전히 동떨어진 내면의 세계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는 놀라움을 최소화하고 감각 증거를 최대화하는 방법으로 세계와 소통해나간다. 결국 우리는 압도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에 대처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식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우울증), 세계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긴밀하게 반응하고 행동한다. 전자는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 마음이 겪게 될 ‘상실’의 여정일 것이고, 후자는 ‘회복’의 여정일 것이다.

3부에서는 이 같은 ‘감각 및 행동 이론’과 더불어 기후변화가 우리 마음속에서 야기한 ‘고통’과 ‘언어 상실’의 양상을 소개한다. 임박한 기후위기에 대한 병적인 걱정을 의미하는 ‘기후불안’뿐 아니라 노천 채굴로 산을 잃어버린 공동체가 겪는 ‘솔라스탤지어(기후변화로 인한 향수 및 우울감)’를 소개하고, 자신의 터전을 잃은 기후 이주민들의 상처와 함께 이 모든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뇌의 신경가소성 능력으로서 ‘회복력’과 ‘적응력’에 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계절의 변화를 섬세하게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 사라져가는 ‘사미어’를 소환하고, 소수민족의 정체성과 언어 다양성을 회복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어떻게 ‘자연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낄 것인가”

‘공감의 힘’을 믿는 과학자의 섬세하고 사려 깊은 에세이

저자는 전 사회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기존 환경 책의 막연한 결론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해법을 모색한다. 이 책이 단순한 데이터 보고서를 넘어 유려한 ‘과학 에세이’로 불릴 수 있는 이유는, 저자의 예리한 논조가 각 장의 마지막에 이르면서 우리에게 뜻밖의 위안을 주는 사려 깊은 문체로 바뀌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후변화의 거대한 영향력으로서 ‘자연의 무게The Weight of Nature’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밝히는 동시에, 그 무게를 우리가 함께 느끼고 짊어지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감’의 영역으로 안내한다.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기후변화의 피해가 막심한 낙후된 지역 공동체부터 살피는 저자의 섬세한 태도는, 미래에 대한 거대한 예측이나 섣부른 대안보다 ‘지금’ 나 자신과 우리 주변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준다. 비록 당장 많은 것을 바꿀 순 없겠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명상, 이야기하기, 역사, 회복력, 적응력, 언어 다양성 등의 해법은 기후변화의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치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록
logo
  • 서울시 마포구 어울마당로 26 제일빌딩 5층 (당인동 12-1))/ 문의 02-338-2180
  • 번역문의 book@barunmc.com

COPYRIGHT © 2018 BARUN MEDIA CO. LTD.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