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쿤북스
스콧 L. 가드너, 주디 다이아몬드, 가버 라츠
김주희
<책소개>
현대인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위대한 사냥꾼이 강인한 생산자가 되고, 이후 탁월한 공학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적수가 없다는 생각은 너무나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오만한 생각이다. 시야를 지구 전체로 넓히고, 상대적으로 짧은 인류의 역사를 넘어 과거로 범위를 넓히면 수억 년 전부터 현재까지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생명들을 만날 수 있다.
현대 인류는 기생충을 과거만큼 흔하게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지구상 모든 자연 생태계에서 기생충은 여전히 어마어마하게 많은 개체 수와 성공적인 생활 방식을 자랑한다. 일부 추정치의 따르면 모든 생물의 약 40%가 기생충이라고 한다.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생존 전략도 놀랍지만, 지구 진화 역사에 관한 단서, 그리고 종 간 상호작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기생충은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또 기생충은 과거에 대한 전 지구적 지식을 종합하여 미래 인류가 직면할 도전을 예측하도록 도울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기생충이 소름 끼치는 벌레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밝힌다. 또 지구 생물 다양성의 중요한 구성원인 기생충에 대해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들과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한다.
<출판사 서평>
“지구를 탐험하는 새로운 방법”
“훌륭한 삽화, 탄탄한 연구, 매력적인 글”
기생충을 알아야 할까?
기생충은 긍정적인 단어로 묘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흡혈귀, 무임승차자, 약탈자, 아첨꾼, 식충이 등 최악의 집단으로 여겨진다. 2019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처음에 아이를 가르치고, 가사를 도맡고, 운전해주며 부유한 가족을 돕는다. 결국 숙주인 부유한 가족이 주인공들의 도움에 의존하게 되고, 그 후 이들의 관계가 독으로 작용하게 되는 이 영화의 제목이 ‘기생충’이다. 이렇듯 숙주에게 해만 되는 듯해 보이는 기생충을 왜 알아야 할까?
모든 동물 종은 기생생물 아니면 숙주로 알려져 있다. 기생(寄生)은 숙주의 희생을 전제로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관계는 공생(共生) 혹은 상생(相生)인 경우가 많다. 숙주 - 기생충 관계에서 중요한 요점은 숙주와 기생충이 운명 공동체라는 사실이다. 숙주가 죽으면 대개 기생충도 죽는다. 따라서 기생충은 어떻게든 숙주를 살려 놓아야만 한다. 기생충이 숙주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기생충에게 희생당하는 자원도 두 생물 간의 협력 관계로 얻는 이익과 비교하면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기생충은 환경 조건이 변화하는 혼란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 숙주가 적응하도록 돕는다. 숙주의 면역계를 자극해 낯선 미생물을 물리치거나, 숙주가 섭취한 낯선 먹이가 에너지로 전환되도록 돕는 등 숙주의 생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지구상 모든 자연 생태계에서, 생물 군집이 더불어 사는 방법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 기생충을 꼽는 건 이 때문이다.
환경 오염과 기후 변화는 눈에 보이는 생물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기생충 종들 역시 빠르게 멸종시키고 있다. 오늘날 수많은 기생충 종들이 채 식별되기도 전에 사라지고 있는데, 저자들은 이것을 “책 제목과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도서관에 불이 난 것과 같다”고 표현한다. 수많은 기생충이 사라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생존 전략은 우리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다. 가혹한 환경은 지구에 서식하는 모든 고등 생물에게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류도 예외가 아니다. 이 급변하는 세계에서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더 많이 배워야 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자연은 기생충으로 그득하다. 이것이 지구 생태계에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개체 수와 성공적인 생활 방식을 자랑하는 기생충에게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한 이유다. 저명한 기생충학자인 스콧 L. 가드너와 저자들은 지구 생태계에서 기생충의 필수적인 역할을 쉽고 흥미롭게 소개한다. 또한 뛰어난 일러스트레이터 브렌다 리가 그린 60여 개의 생생한 삽화는 기생충에 익숙치 않은 한국 독자들이 기생충의 세계에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돕는다.
지구를 지배하는 비밀스러운 생명들
현대인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80억 명을 넘어선 인구가 지구를 지배하는 까닭에, 남극을 제외한 육지 질량의 95% 이상이 인간 입맛에 맞게 수정되었다. 위대한 사냥꾼이 강인한 생산자가 되고, 이후 탁월한 공학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적수가 없다는 생각은 너무나 그럴듯해 보인다. 특히 한국은 20세기에 기생충 관리 사업을 진행하여 큰 성공을 거둔 국가다. 2001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은 토양 매개성 기생충(회충, 편충, 구충 등)을 박멸했다”라고 선포했을 정도다. 적어도 한국에 사는 우리에게 기생충은 더는 익숙하지도 그다지 위협적인 존재도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나 시야를 지구 전체로 넓히고, 상대적으로 짧은 인류의 역사를 넘어 과거로 범위를 넓히면 수억년 전부터 현재까지 한결같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생명들을 만날 수 있다.
기생충은 막대한 생물량을 자랑한다. 일부 추정치의 따르면 모든 생물의 약 40%가 기생충이라고 한다. 인류 대부분은 건강한 상태에서도 신체 내부와 외부에 하나 이상의 기생충을 지닌다. 인간을 감염시키는 기생충 400여 종 가운데 대다수는 그다지 해를 끼치지 않지만, 일부는 심각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은 기생충이 전 세계 인류 공동체에 남긴 골칫거리와 충격적인 피해 실태를 상세히 검토한다. 그런 다음 기생충이 생명의 나무 전반에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 살피고,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기생충의 세 종류인 선충류와 편형동물류, 구두충류를 깊이 있게 다룬다. 기생충은 사실상 지구를 지배하는 생물이지만 그들의 다양성과 진화, 생태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이 비밀스러운 생명체들이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 변화하는 환경에 맞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성하는지 오늘날 기생충학자들에게 주어진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들을 독자에게 소개한다.
지구 생태계에서 기생충의 필수적인 역할 이해하기
기생충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존재하며 모든 자유 생명체에 서식한다. 기생은 변화하는 환경 조건에서 생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북극해에서 열대 우림에 이르기까지 기생충이 어떻게 생존하고 진화하는지, 기생충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안정성을 제공하는지 폭넓게 소개한다. 저자들은 몽골의 대초원, 네브래스카 중북부의 모래언덕, 볼리비아의 안데스 산맥 등으로 독자들을 데려가 기생충이 인간과 다른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생명계 전반에 걸친 기생충 사례를 통해 선충과 달팽이, 촌충과 고래 사이의 관계처럼 다양한 기생충-숙주 관계를 설명한다. 이 책이 잘 보여주듯이, 기생충은 지구 진화 역사에 관한 단서, 그리고 종 간 상호작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우리는 기생충을 통해 과거에 대한 전 지구적 지식을 종합하여 미래 인류가 직면할 도전을 예측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은 기생충이 소름 끼치는 벌레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또 지구 생물 다양성의 중요한 구성원인 기생충에 대해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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