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잔상
위니프레드 왓슨
송예슬
태어나 단 한 번도 사랑에 빠져본 적 없는 여자와
뜨거운 사랑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여자의 특별한 만남
코카인, 칵테일, 코믹이 난무하는 웨스트엔드 판타지!
클리셰 가득한 전원 소설이 유행하던 1930년대 영국 문학계에 등장한 유쾌하고 명랑하며 매혹적인 소설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여성에게 보수적인 잣대가 강요되던 시대에 반하는 발칙한 내용 덕에 출판사마저도 출간을 반대했던 이 소설은 저자 위니프레드 왓슨의 뚝심으로 결국 1938년 출간되었으며, 그와 동시에 까다로운 영국 독자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새로운 세대가 꼭 다시 읽어봐야 할 과거의 작품을 복간하는 페르세포네 출판사를 통해 2000년 재출간된 후, 거의 한 세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2008년에는 프랜시스 맥도먼드, 에이미 애덤스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 미덕을 지키며 사는 것이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이라 믿던 중년의 가정 교사 미스 페티그루가 자신과는 정반대의 삶을 사는 나이트클럽 가수 라포스 양을 만나 하루 동안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
[줄거리]
모두에게 무시당하던 중년의 가정 교사, 미스 페티그루
하루아침에 런던 나이트클럽을 뒤흔드는
사교계의 여왕이 되다?
1930년대 영국,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엄격한 규율에 맞춰 살아가던 미스 페티그루. 중년에 가까운 나이지만 결혼은커녕 연애 한번 하지 않고 가난한 입주 가정 교사로 근근이 먹고산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하숙집에서 쫓겨나 구빈원에 들어앉아야 할 위기에 처한 그녀는 면접을 보기 위해 방문한 집에서 젊고 화려한 외모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 라포스 양을 만난다.
런던 최고의 나이트클럽, ‘새빨간 공작’의 인기 가수이자 배우인 라포스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며 미스 페티그루에게 도움을 청하고, 일자리가 급한 미스 페티그루는 재치와 유머를 발휘해 문제를 하나둘 해결해 나가며 상황을 타개한다. 그러는 와중에 결혼도 안 한 여자의 침실에서 들리는 남자의 목소리와 난장판인 그녀의 집을 찾는 또 다른 남자들……. 깐깐하고 전통적인 가르침에 따라 여인의 정숙한 태도를 배우며 쌓아온 페티그루의 신념들은 라포스 양 앞에서 산산이 무너진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머리와 달리 그녀의 마음은 점점 두근대기 시작한다. 잘못 꿰어진 첫 단추처럼 실수로 시작된 이 인연은 서로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최고의 하루를 만들고, 그녀의 삶은 더 이상 이전의 것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는데…….
<출판사 서평>
삶의 두 번째 기회를 얻은 여자들은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대공황으로 아버지의 사업이 몰락해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비서로 취직했다. 그렇게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며 취미로 소설책을 읽던 여자는 어느 날 어떤 책을 읽냐는 언니의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형편없는 책이야. 차라리 내가 더 잘 쓸 수 있겠어.” 그 말을 들은 언니의 남편은 그럼 한번 소설을 써보라고 그녀를 부추기고, 틈틈이 집필해 완성한 소설은 그녀에게 엄청난 성공을 안긴다.
어느 명랑한 소설의 도입부 같은 이 성공 스토리는 작가 위니프레드 왓슨이 처음 글을 쓰게 된 실제 사연이다. 이는 위니프레드 왓슨이 발표한 소설들을 관통하는 공통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여자들이 두 번째 기회를 얻고 변화에 적응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여섯 소설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는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에서도 이 주제는 여실히 드러난다. 누구도 반기지 않던 천덕꾸러기가 종내 모두에게 인정받고 덤으로 완벽한 연인까지 얻게 되는,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인 것이다. 한 가지, 신데렐라와 미스 페티그루의 차이가 있다면 그녀는 젊고 아름다운 미녀가 아니라, 당장 오늘 밤 묵을 곳도 없는 처량한 신세의 추레한 중년 여성이라는 점이다.
런던 최고의 나이트클럽 ‘새빨간 공작’의 최고 인기 가수 라포스
생애 처음으로 금단의 선을 넘는 중년의 여인, 미스 페티그루
두 여자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어느 특별한 하루
푸석푸석한 쥐색 머리카락에 밥도 잘 챙겨 먹지 못해 깡마른 몸, 칙칙한 피부를 더 어둡게 만드는 울적한 표정의 중년 여성. 만약 당신이 면접 자리에 구직자로 온 미스 페티그루를 만났다면 그녀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 수 있을까? 그녀가 만났던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던 것처럼, 아마 아닐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러나 그녀를 안쓰럽게 여긴 신이 축복이라도 내려준 것처럼 페티그루의 삶에 예상치 못하게 등장한 한 여자만은 달랐다. 바로, 런던에서 가장 잘나가는 나이트클럽 ‘새빨간 공작’의 간판스타 라포스 양이다. 페티그루와는 단 하나의 접점도 없을 듯한 이 여자는 페티그루에게 다신 없을 아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자신의 실패를 의심하지 않는 사람의 응원에 힘입어 시도한 작은 도전이 결국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어 놓게 되는 경험 말이다. 사교 모임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때 빼고 광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탈바꿈시켜 주는 것은 덤이다.
이 만남은 라포스 양에게도 더없이 소중한 기회가 된다. 뜨거운 사랑이라면 정신 못 차리고 불나방처럼 뛰어들던 그녀였지만, 라포스를 아끼는 마음으로 현명한 조언을 건네준 페티그루 덕분에 그녀 인생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최고의 인연이 누구인지 똑똑히 알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이 소설은 가진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에서 내면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는 단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만으로도 삶이 어떻게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 유쾌하고 매혹적인 방식으로 알려준다. 존재 자격을 의심받지 않고 받아들여진 사람이 얼마나 빛날 수 있는지, 이 소설을 통해 분명히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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